<지털타임스 이준기 기자>

 

지난 1983년 AIDS를 유발하는 HIV 바이러스가 발견된 이래 지도부닌(Zidovudine)을 필두로 AIDS 정복을 위한 치료제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AIDS 환자 수는 계속 늘어나 국제 환자 수만도 지난해 말 6120명에 달하고 이 중 1084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HIV가 사람에게 감염되는 단계는 4단계로 나눠 볼 수 있는데 각각의 단계에 맞는 치료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나 지금까지 개발된 30여종의 AIDS 치료제 중 대부분의 치료제들이 감염 2단계(HIV가 복제되는 단계)와 감염 4단계(새로운 바이러스가 증식되는 단계)를 저해하는 것을 타깃으로 개발돼 왔다.

하지만 지난 2003년 이후 감염 1단계를 저해할 수 있는 로슈사의 `푸제온(Fuzeon)' 및 화이자사의 `셀센트리(Selzentry)' 등이 개발됐고 감염 3단계를 저해하는 MSD사의 `이센트레스(Isentress)'가 연이어 개발되면서 AIDS 치료제 개발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이처럼 AIDS 치료를 위한 연구개발이 활기를 띠면서 특허청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1년간(1998∼2008년) AIDS 치료제 특허출원은 모두 238건에 달했다.

그러나 국내 출원에 비해 외국인 출원이 10배 가량 높아 AIDS 치료제 개발을 위한 활동이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더욱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출원현황을 보면 미국이 전체 출원의 62%를 차지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유럽 21%, 한국 10%, 일본 5% 순으로 집계됐다.

약물범주별 출원건수는 2단계를 저해하는 역전사 효소 저해제가 31%로 가장 많았고 1단계를 저해하는 세포 침입 저해제(17%), 4단계를 저해하는 프로테아제 저해제(15%), 3단계를 저해하는 인테그라제(11%)의 순으로 분석됐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가 AIDS 치료제 개발 시장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해 7월 한국화학연구원이 기존 AIDS 치료제의 부작용 및 독성을 줄인 역전사 효소 억제제 계열의 치료제를 개발, 미국 길리아드사에 기술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삼진제약은 역전사 효소 및 세포 침입을 동시에 억제하는 AIDS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해 현재 미국 FDA에 임상시험을 신청 중으로 향후 기대되는 개발 후보물질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벤처기업 스마젠이 AIDS 예방 백신의 임상실험을 미국 FDA에 신청하는 등 국내 제약사들이 AIDS 정복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편 AIDS 치료제의 시장규모는 2006년 91억달러 정도이며 최근 5년간 연 13%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 2009년 121억달러, 2012년 16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