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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치료제 접근권을 위해 특허풀 의견서
작성자
홍기종
작성일
2009-12-21
조회
1328

정보공유연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나누리+, 공공의약센터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한국정부에 제출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UNITAID(국제의약품구매기구) 이사회에서 개발도상국에서의 에이즈치료제 접근권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입 논의되는 특허풀제도에 힘을 실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의견서입니다.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췌앴습니다.

 

 

[의견서] 에이즈치료제 접근권을 위해 특허풀(patent pool)을 도입해야 합니다

 

12월 14~15일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UNITAID(국제의약품구매기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열립니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개발도상국에서의 에이즈치료제 접근권을 향상시키기위해 특허풀(Patent pool) 도입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2006년 9월 UN총회에서 창설된 UNITAID(국제의약품구매기구)는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치료를 위해 우선적으로 개발도상국에 있는 환자들에게 값싸고 질 좋은 의약품 및 진단기구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각국은 항공권에 일정 수준의 부담금을 부과해서 마련한 기금(air-ticket solidarity levy)으로 의약품을 구매하여 유엔에이즈, 유니세프,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국제기금, 세계보건기구 등을 통해 공급하고 있습니다. 일명 국제 항공권 연대 기여금(the international air-ticket solidarity levy)은 2015년까지 전 세계 빈곤인구를 절반으로 줄이고, 에이즈/말라리아 확산을 막자는 결의를 담은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달성하기위한 혁신적인 재원 조달 방안으로 마련되었습니다.

한국정부는 한국국제협력단법 제 18조의 2(국제빈곤퇴치기여금)를 신설하여 2007년 3월부터 개발도상국가의 빈곤 및 질병퇴치를 지원하기 위하여 국내 공항을 통하여 출국하는 이에게 1천원의 국제빈곤퇴치기여금을 부과하여 국제의약품구매기구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이 ‘1000원이 세상 바꾸는 힘이 되고, 국제사회의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에 기여(세상 바꾸는 빈곤퇴치기여금. 문화일보 2009년 10월 14일자)’한다고 강조하였듯이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의 역할은 너무도 중요합니다.

HIV/AIDS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강 문제 중 하나입니다. HIV/AIDS치료에 대한 지속적이고 중단기적인 계획을 가지게 된 것은 2000년부터입니다. 국제사회가 에이즈치료제 접근권을 강조하는 이유는 감염인 본인의 건강향상뿐만 아니라 에이즈를 예방하고 에이즈확산을 막는데 있어 ‘치료’의 중요성은 국제사회의 경험으로나 임상적으로 더욱 강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0년 9월에 전 세계 189개국의 동의하에 2015년까지 달성해야할 8가지 목표를 담은 새천년개발목표(Millenium Development Goals, MDGs)을 정하였습니다.

Millenium Development Goals(MDGs)

① End poverty and hunger
② Universal education
③ Gender equality
④ Child health
⑤ Maternal health
⑥ Combat HIV/AIDS
⑦ Environmental sustainability
⑧ Global partnership

8가지 새천년개발목표(MDGs) 중 하나가 ‘Combat HIV/AIDS’이며, 이를 위한 3가지 target 중 하나가 ‘2010년까지 치료를 필요로 하는 모든 HIV/AIDS감염인에게 보편적 치료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GOAL 6: COMBAT HIV/AIDS, MALARIA AND OTHER DISEASES

Target 1: Have halted by 2015 and begun to reverse the spread of HIV/AIDS
Target 2: Achieve, by 2010, universal access to treatment for HIV/AIDS for all those who need it
Target 3: Have halted by 2015 and begun to reverse the incidence of malaria and other major diseases

그리고 2001년 6월 UN 총회의 HIV/AIDS 특별 세션(UN General Assembly Special Session on HIV/AIDS, UNGASS)에서 채택된 ‘에이즈에 대한 선언문(Declaration on HIV/AIDS)'에서는 HIV감염인은 에이즈치료제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을 원칙에 포함하였습니다. 한편 코피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에이즈·말라리아·결핵 퇴치를 위한 국제기금’을 제안하여 2002년에 G8(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의 합의로 유엔 산하에 설치하였습니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는 2004년 5월에 열린 세계보건총회에서 2005년까지 개발도상국의 300만 명의 감염인에게 에이즈치료제가 계속 공급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담은 ‘3by5’계획을 채택하였습니다. 300만이란 숫자는 한해 600만 명이 에이즈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2005년까지 ‘최선’을 다할 경우 이중 50%정도에게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에 기반을 둔 것입니다. 2001년 선언 당시 24만 명만이 치료제를 공급받고 있었지만 UNAIDS보고서(2008)에 따르면 2007년 말 개발도상국(low and middle income countries)에서 거의 300만명이 에이즈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 결과 2001년에는 신규감염인이 300만명 발생하였으나 2007년에는 270만명으로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2007년말 기준으로 개발도상국에서 에이즈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HIV감염인은 약 970만명으로 추산되고, 전 세계적으로는 2007년에 에이즈치료제에 대한 접근이 42%에 달했을 뿐입니다.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감염인의 60%가 치료조차 받고 있지 못하고 있고, 2차, 3차 치료제에 대한 접근은 더욱 제한적이며, 매일 6000명이 넘는 에이즈환자가 사망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재원조달과 국제프로그램으로는 개발도상국의 에이즈환자를 치료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천년개발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UNITAID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UNITAID가 항공권 연대 기여금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개발도상국의 더 많은 에이즈환자들을 치료하기위해서는 더욱 값싼 에이즈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이사회에서 논의되는 특허풀제도는 이를 위한 유용한 해결책입니다. 특허풀은 다수의 특허권자(제약회사)들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특허를 공동으로 위탁관리토록 하는 형태의 특허권의 집합체(pool)로서, 특허권자간의 상호교차 사용계약(cross-licensing), 제3자에 대한 특허사용계약, 로열티 징수 및 배분 등의 포괄적인 업무를 대행하는 시스템입니다.

현재의 에이즈치료는 핵산계 역전사효소 억제제(NRTI)와 비핵산계 역전사효소 억제제(NNRTI) 및 단백질 분해효소 억제제(PI) 등과 같은 항바이러스 제제를 병합하는 요법을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3가지 이상의 항바이러스제를 병용사용하게 되는데, 어린이를 비롯한 많은 에이즈환자들이 매일, 하루 몇차례씩, 복용법도 다르고 개수도 많은 치료제를 잘 챙겨서 복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 큰 문제는 약값이 너무 비싸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복용법을 간편하게 하기위해 캡슐 한 개에 세 가지 약물을 포함시키는 방법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왜냐면 각각의 항바이러스제에 대해 각각의 다국적제약회사가 특허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국적제약회사가 특허권으로 인해 에이즈치료제를 독점공급하고 있어 비싼 약값은 오래전부터 생명권을 위협하는 문제를 발생시켰습니다. 따라서 특허풀을 통해 제약회사들이 자발적으로 특허권을 양도한다면 여러 가지 제제, 복합제, 투여량, 제형과 같은 환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추기 위해 의약품의 혁신과 개선이 가능하고, 획기적으로 약값을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바이러스의 내성발현, 면역성의 변화에 대한 연구와 의약품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개발도상국의 환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에이즈치료제 접근권을 보장하고,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달성하도록 기여하기위해서는 국제빈곤퇴치기여금을 전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번 UNITAID 이사회에서 특허풀제도를 도입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